포스코 가격 인상설 '왜 나오나?'
[EBN] 2007년 11월 29일(목) 오전 05:00
포스코 가격 인상설이 유통이나 수요업체, 경쟁업체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내년 초쯤 원재료인 철광석이나 원료탄 가격 상승분을 반영,
어떤 형태로든 철강재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시장 내 관심사는 포스코의 가격 인상 여부보다 오히려 인상시기와 인상폭에 더 쏠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정작, 철강재의 원재료인 철광석의 경우 아직 협상 테이블에도 앉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벌써부터 포스코의 가격 인상설이 시장에서 떠도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포스코를 제외한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를 들 수 있다. 포스코의 가격인상설 확산을 통해
사전에 악화된 수익성의 일정부분을 회복하려는 움직임 때문이다. 즉 비포스코 업체들이 오히려
포스코의 가격인상을 부추기고 있는 것.
포스코산 철강재 가격은 2006년 초 이후 뚜렷한 변화가 없었던 반면, 수입재 가격이 오르면서 수입재
취급비중이 높은 업체들을 중심으로
영업이익이나
경상이익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냉연업계의 경우도 시장 내 과당.출혈 경쟁이란 요인도 있지만 포스코의 열연코일 공급 가격 및
물량에 의해 크게 좌지우지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냉연업계의 경우 지난 2005년 이후 적자로 전환된 후 아직까지도 뚜렷한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포스코산 열연코일 가격인상에 대한 기대감은 클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강관업체들과 열연을 판매하고 있는
현대제철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여기에는 이들업체의
주원료인 열연과 슬래브 가격 상승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양 업계는 포스코의 가격 인상이 갖는 시장 내 가수요 및
재고이익 등을 통한 시장 내 활력에
대해서도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국내 철강업계가 어려워진 현실 타개의 대안으로 포스코의
가격인상을 꼽고 있다.
결국, 포스코가 가격 인상을 단행하기 전까지는 수익성 담보가 쉽지 않은데다 악화되고 현 상황을
조기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이 카드 외에 확실한 대안이 없다는 게 업계의 현실인식인 셈이다.
이는 포스코가 가격인상을 하기전까지는 충분한 영업이익이나 원재료 확보가 거의 불가능한 것은
중국 열연과 슬래브 등 원재료
수입 가격이 크게 오른데 반해 이를 가지고 생산하는 제품 가격은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냉연업체 입장에서는 수입열연 가격은 오르는데 반해 국내 가격이 제자리를 고수하고 있어
부담이다.
수입 열연의 경우 중국산은 올초까지도 t당 400달러 초반대를 기록하던 것이 최근엔 630달러까지
상승했고 수출세 추가부담까지 고려할 경우 650달러가 넘어선다.
2006년초 450달러하던 일본산 열연 가격도 현재 535달러까지 상승했으며 스팟 구매 가격도
600달러를 넘어섰다.
슬래브 수입 가격은 중국산이 12월~1월 선적분 가격은 t당 610~620달러, 러시아산 역시 12월 선적분
가격이 575~585달러까지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라 한때 같은 가격대를 보이던 현대제철 열연가격과 포스코 열연 가격은
현재 미니밀의 경우 7만원, 고로재는 6만원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격차에도 불구, 원재료인 슬래브 가격 때문에 감산을 고민해야 할 만큼 수익성은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또한 포스코재와 경쟁을 해야하는 현대제철 코일센터들도 가격차에 따른 매출
부진으로 포스코의 가격인상을 기대하고 있다.
냉연업체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매출 등 실적 부진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내년
생산 계획 등 다른 부분을 고려할 때 포스코의 빠른 인상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산세강판과 열연박판 가격 역전 현상 역시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 있어 이에 따른
가격인상이 빨리 오기를 기대하는 부분이다.
이밖에 열연 가격보다 냉연 가격을 더 올릴 수 있을 지도 관심거리다. 냉연업계는 지난해 포스코가
열연가격보다 냉연 가격을 소폭 인상해 이후 어려움이 발생한 바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강관업체 역시 원재료인 수입 열연 구매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비싼 열연을 수입해 싼 강관을
팔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가 가격을 인상할 경우 강관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데다 조금
비싼 열연도 수입할 수 있어 수익성을 개선하고 생산도 확대할 수 있다.
유통업체 역시 수입재 가격 상승에 따라 수입을 못하다 보니 판매할 물건이 없는데다 포스코의
가격이 상승해야 수익성도 확대되기 때문에 가격인상을 기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작 포스코 보다 주변철강업체들의 바람몰이가 가격인상설을 확대 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원칙을 고수한다는 설명이다. 적정시기에
적정가격을 판단해 인상해야하기
때문이다. 아직 생산계획과 원재료 협상이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상시기와 인상 폭을 논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김민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