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락방의 추억
상가 단칸방에는 다락이 하나 있었다.
겨우 한 사람이 들어가 허리를 굽혀 앉을 수 있는 작은 다락이었다.
엄마에게 혼나거 우울한 일이 있을 때 나는 다락으로 숨었다.
사춘기에 막 들어선 시점이었다.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도망갈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다.
가족의 변화와 함께 버림받은
세계문학전집과 백과사전이 거기 있었다.
- 봉달호의 《셔터를 올리며》 중에서 -
* 나이 든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아마도 다락방의 추억이 있을 듯합니다.
뭔지 모르게 평안하고 비밀스러운 숨은 공간에서
묘한 해방감과 자유를 느껴본 그런 기억 말입니다.
때마침 그곳에 낡은 책이라도 몇 권 있었다면,
그리고 그 책을 펼쳐보다가
번쩍하는 구절을 하나라도 발견했다면,
인생을 바꾸는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습니다.
'의미있는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생 90을 참 잘 살았다 (0) 2023.03.29 아버지가 수없이 가르친 말 (0) 2023.03.27 어린 시절 부모 관계 (0) 2023.03.22 얻음과 잃음, 빛과 어둠 (1) 2023.03.21 진실이면 이긴다 (0) 2023.03.20